시아자매 일상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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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게는 내 인생을 앗아갔습니다”

siaGD 2025. 4. 30. 00:28

결혼한 지 1년. 나는 남편과 함께 시부모님의 오래된 식당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말이 좋게 ‘함께’지, 실상은 시어머니가 시키는 대로 일하고 있는 ‘무급 직원’이나 다름없다.

처음엔 그저 도움이 되고 싶었다. “요즘 식당이 사람 구하기도 힘들다”는 시어머니 말씀에, 남편은 당연하단 듯 “우리 둘이 도와드리면 되지” 했다. 그렇게 시작된 가게 생활은 예상보다 훨씬 험난했다.

새벽 6시 반에 식자재 시장부터 같이 다녀야 했고, 점심·저녁 피크 타임엔 거의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서빙과 설거지를 반복했다. 퇴근은 저녁 10시, 그 이후에도 뒷정리와 다음날 준비까지... 도대체 ‘내 삶’이라는 건 어디에도 없었다.

무엇보다도 힘들었던 건, 시어머니의 말이었다.
“시집살이 이게 뭐 대수냐, 옛날엔 며느리가 가게에서 잠도 잤다.”
“네가 들어와서 우리 아들이 더 힘들어졌어.”
“이 집에서 밥 벌어먹고 있으면서 왜 그렇게 힘든 티를 내냐.”

남편은? 처음엔 미안해하는 눈치였지만, 점차 “그래도 우리 가게잖아. 조금만 참고 버티자”고 말하는 쪽으로 기울었다. 오히려 내가 “이대로는 못 하겠다”고 말하면, “네가 협조를 안 하니까 엄마가 더 날 세운다”며 나를 원망했다.

한 번은 조용히 남편에게 물었다.
“왜 우리가 당신 부모님의 가게를 이끌어야 해? 당신 직장도 그만두고 나도 내 일 접고 들어왔는데… 이게 맞는 거야?”
그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럼 가게 망하게 둘 거야? 부모님 나이 들어서 이거 외엔 생계가 없어.”

그제야 깨달았다. 나는 ‘가족’이 아닌, 단지 ‘일손’이었던 거다.
그리고 어느 날, 시어머니가 나에게 대놓고 말했다.
“며느리는 그냥 일하는 거야. 괜히 주인 행세 하지 마.”

나는 그날 가게 앞에서 앞치마를 풀어 던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며칠 뒤, 이혼을 통보했다. 남편은 처음엔 말도 안 된다며 울고불고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바꾸려 하지 않았다.


💬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희생을 강요받는 순간, 그건 사랑이 아니라 착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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