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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용서하기까지, 30년이 걸렸다

siaGD 2025. 4. 30. 00:53

안녕하세요. 저는 40대 중반의 여성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제게 “아버지”는 없는 존재였습니다. 아니, 존재하되 없는 척하고 살았습니다.

어릴 적, 아버지는 가족을 버리고 집을 나갔습니다.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말 한마디를 남긴 채였죠. 어머니는 혼자 저와 남동생을 키우셨고, 늘 바쁘고 지쳐 있었지만 우리 앞에서는 한 번도 티를 낸 적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의도적으로 지워가며 살았습니다. 남들은 가족과 함께 명절을 보내고, 기념일을 챙긴다지만 저희는 그저 조용히 하루를 넘기는 것이 익숙해졌죠.

그런데 작년 겨울, 남동생이 결혼을 앞두고 어느 날 저를 조심스럽게 불렀습니다. “누나, 혹시 아버지 소식 듣고 싶지 않아?” 처음엔 말도 꺼내지 말라고 했지만, 남동생은 아버지가 최근 병원에 입원했으며 말기 암이라는 사실을 전해줬습니다.

전 믿을 수 없었습니다. 이제 와서? 지금 와서 왜? 그렇게 많은 생각 끝에 결국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병실 문을 열자, 백발이 성성한 남자가 저를 보고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제 얼굴을 알아봤는지, 눈가에 금세 눈물이 고였습니다.

“미안하다… 한 번만 용서해다오…”

그 말이 그렇게 미울 줄 몰랐습니다. 그날 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돌아섰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 매일 밤, 그 눈빛이 떠올랐고 결국 다시 병원을 찾았습니다.

그렇게 서서히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죠. 그는 그동안 혼자 지낸 삶을 이야기했고, 몇 번이고 저희에게 연락하고 싶었지만 용기가 없었다고 했습니다. 남들 다 하는 가족사진 한 장, 생일날 전화 한 통이 그렇게도 어려웠다고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작은 상자를 건넸습니다. 그 안엔 어릴 적 제 사진들과 함께, 그가 쓰던 낡은 공책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 안엔 매년 제 생일마다 적은 편지가 빼곡히 적혀 있었습니다. 보내진 적 없는 편지들이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후, 아버지는 몇 달 뒤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장례식은 조용히 치렀고, 이제는 매년 제 생일에 아버지가 그 편지에 적었던 말들을 다시 읽으며 그를 추억합니다.

완전히 용서했냐고요? 아직도 마음속 어딘가는 복잡하지만, 그래도 마지막 순간만큼은 가족으로 남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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