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 아이와함께
- 기적은온다
- 현실복수극
- 알파벳배우기
- 임신
- 가족
- 명품독일PM쥬스
- 가족의배신
- 우리집홈스쿨
- spellingwords
- 생명
- 자존감회복
- 후희
- 진심
- 컬러풀영어
- 위로
- alphabetlearning
- 엑티바이즈
- 블로그사연
- kidsenglish
- 시어머니
- 실화에세이
- 나이40
- 리소트레이트
- 불륜
- 파워칵테일
- 불륜복수
- 사이다전개
- 나이아신
- 마흔의기적
- Today
- Total
시아자매 일상스토리
정수기 너머의 인연... 본문
나는 지훈, 서른두 살.
경기도 외곽의 중소 공장에서 야간 근무를 하는 평범한 청년이다. 형은 공무원이고, 여동생은 곧 결혼을 앞두고 있다. 나는 아직 독신이고, 부모님과 함께 산다. 가끔은 내 자리가 없는 듯한 기분이 든다. 집에서도, 사회에서도 말이다.
어느 날, 집에 정수기를 새로 설치했다.
여동생이 부모님께 생신 선물로 마련한 거였다. 필터는 매달 기사님이 와서 교체해준다며. 그때까지만 해도 관심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초인종이 울렸다.
“정수기 필터 교체하러 왔습니다.”
인터폰 너머의 화면엔 낯선 여성이 서 있었다.
단정한 차림에 따뜻한 미소. 이름표엔 ‘서영’이라고 적혀 있었다.
나는 괜히 머쓱하게 문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안쪽 주방에 있습니다.”
그녀는 “감사합니다” 하고는 주방으로 향했다. 조끼 너머로 바른 자세, 부드러운 말투. 왠지 모르게 평소보다 긴장한 나 자신이 느껴졌다.
“물 한 잔 드릴까요?”
그녀는 의외였다는 듯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챙겨주시는 분, 처음이에요.”
그 이후로 그녀는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집을 방문했다. 이름도 모르던 사이에서 조금씩 이야기 나누는 사이가 됐다.
어느 날 그녀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지훈 씨는 성격이 참 부드러우시네요. 근데 외로우시죠?”
나는 순간 멍해졌다. 어떻게 알았을까.
“사실… 저도 그래요. 남편과는 헤어진 지 오래고, 아이는 대학에 올라가 혼자 살아요. 일하고 집 오면 조용하죠.”
그녀는 어느새 내게 마음을 조금씩 열고 있었고, 나도 그랬다. 매달 한 번의 짧은 만남이 점점 기다려졌다.
다섯 번째 방문 날, 나는 근처 빵집에서 케이크 하나를 샀다.
그녀에게 “요즘 고생 많으시죠? 이거 드세요” 하고 건네자,
“지훈 씨… 마음이 따뜻하시네요” 하며 잠시 눈빛이 흔들렸다.

그날, 우리는 식탁에 앉아 처음으로 같이 커피를 마셨다.
어색한 듯, 따뜻한 듯. 그녀는 어느새 조심스럽게 내게 물었다.
“지훈 씨는… 나 같은 사람, 부담스럽지 않으세요?”
나는 고개를 저었다.
“오히려… 편안해요. 오랜만에 누군가와 따뜻하게 이야기한 것 같아요.”
그녀는 잠시 고개를 숙였다가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내 일상에 스며들기 시작한 작은 봄이었다.
그 이후, 우리는 서로의 연락처를 주고받았다. 특별한 관계는 아니었지만, 일상의 구석구석에 서로를 떠올리는 사이가 되었다.
이제 나는 달력이 한 장 넘어갈 때마다 조금 설렌다.
서영 씨가 오는 날, 나는 일부러 퇴근 후 집을 정리하고, 커피를 내려놓는다.
정수기 필터보다 더 자주 내 마음을 정화해주는,
그녀의 웃음과 따뜻한 말 한마디를 기다리며.......
#중년로맨스 #감성에세이 #수필스타그램 #힐링스토리
#일상속설렘 #잔잔한로맨스 #따뜻한이야기 #인연의시작
#한달에한번 #정수기보다따뜻한사람 #필터같은사람
#서영과지훈 #사랑은천천히 #중년의설렘 #진심은전해진다
#느린연애 #감정기록 #수필그램 #사랑을기다리는시간
'디지털노마드(머니스토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생의 황혼에 피어난 봄빛 (0) | 2025.04.20 |
---|---|
나이 들어 찾아온 사랑, 그리고 진실 앞에서의 선택 (0) | 2025.04.20 |
《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 (사사키 후미오 저) (2) | 2025.04.20 |
《부(富)는 어디서 오는가》(원제: The Science of Getting Rich, 저자: 월리스 와틀스) (0) | 2025.04.20 |
《아래층 시댁, 위층 며느리》 – 가까운 게 문제였을까, 멀어야 사랑이다 – (0) | 2025.04.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