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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자매 일상스토리
인생의 황혼에 피어난 봄빛 본문
[진우의 일기]
2024년 5월 3일, 맑음
오늘도 공사장에서 철근을 나르고 벽돌을 쌓으며 하루를 버텼다. 저녁이 되면 익숙한 컨테이너 숙소로 돌아와 라면에 소주 한 병으로 끼니를 때운다. 이게 내 67살의 삶이다. 아내는 5년 전 하늘로 떠났고, 아들은 바쁘단 핑계로 얼굴 보기 힘들다.
그런 내 일상에 작게 스며든 변화가 있다. 매일같이 들리는 포장마차의 여주인, 선영 씨 때문이다. 말수는 적지만 손님 하나하나를 따뜻하게 맞이하는 눈빛이 인상적인 사람이다. 그녀의 "오늘도 고생하셨어요"라는 말 한 마디가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모른다.
2024년 5월 7일, 흐림
요 며칠 이상한 소문을 들었다. 선영 씨가 밤에 남자들과 따로 나간다는 이야기. 처음엔 믿기 힘들었다. 하지만 소문이 퍼지고, 나도 모르게 그녀를 의심하게 되었다. 결국 내 입에서 어리석은 질문이 튀어나왔다.
"밤에 다른 일도 하신다는 말이..."
그녀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나는 그때야 깨달았다. 내가 얼마나 큰 실수를 했는지. 선영 씨는 조용히 등을 돌렸고, 그 이후 포장마차는 열리지 않았다.
2024년 5월 14일, 비
일주일이 지났다. 그녀의 가게는 여전히 닫혀 있다. 무작정 그녀가 말했던 외곽 임대아파트를 찾아갔다. 운명처럼 길모퉁이에서 그녀와 마주쳤다. 놀라운 표정, 그리고 차 한 잔을 권하는 따뜻함. 그렇게 그녀의 집에 처음 발을 들였다.
작은 집. 수북한 약봉지. 허리 통증과 우울증. 그리고… 지나간 아픈 과거.
그녀는 예전에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단순 술자리에 몇 번 나간 적이 있었다는 고백. 그 일로 평생 사람들의 시선 속에 살아야 했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나는 무너졌다. 그런 사정을 알았다면, 절대 그런 질문을 하지 않았을 텐데…
2024년 6월 2일, 맑음
요즘은 그녀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 장도 보고, 김치찌개도 끓이고, 함께 산책도 한다. 그녀의 허리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우리는 서로의 아픔을 말없이 보듬어 주는 사이가 되어가고 있다.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지라도… 나와 그녀는 지금, 함께여서 행복하다.
2024년 7월 10일, 비
오늘 아들 제오에게서 전화가 왔다. 선영 씨와 함께 산다는 소문을 듣고 격분했다. “그런 여자와 함께 있다니 엄마 무덤 앞에서 얼굴을 들 수 있냐”고 소리쳤다. 마음이 찢어졌다. 하지만 나는 선영 씨를 선택했다. 그녀는 내게 다시 살아갈 이유를 준 사람이니까.
2024년 8월 1일, 맑음
우리는 결심했다. 이 동네를 떠나기로. 선영 씨가 말한 강원도 바닷가 마을로 이사 왔다. 작고 조용한 집, 바다 내음, 그리고 서로에게 기댈 수 있는 지금. 우리는 비로소 사람들의 시선 없이, 평범한 한 쌍의 노부부로 살아가고 있다.
2024년 10월 12일, 가을 햇살 가득
가끔 제오가 보낸 청첩장을 떠올린다. 그 자리에 가지 않았지만 후회는 없다. 지금 이 순간, 선영 씨와 함께 있는 이 시간이 나에겐 가장 소중하다. 손을 맞잡고 붉게 물든 바다를 바라본다.
우리 삶은 늦게 피어난 봄꽃처럼, 더 귀하고 찬란하다. 세상의 편견을 넘어선 이 사랑이, 이제는 내 삶의 전부다.

#노년의사랑
#편견을넘어서
#인생2막
#중장년로맨스
#가족과사랑사이
#이별과시작
#상처와치유
#시니어라이프
#사랑의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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